매거진삼식이는 옛말 ! 은퇴 후 필수 무기 '요리'

2022-06-14

2020년 8월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의 한 장면입니다. 이 날 '생생토크 만약 나라면'코너에서 '이 나이에 참고 살아야 하냐, 말아야 하나'를 주제로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패널 중 이만기는 '밥도 세탁도 기계가 자동으로 다 해주는데 그게 뭐가 힘드냐', '어느 날 배가 고픈 상태로 집에 들어갔는데 집사람이 자고 있더라. 깨우는 게 미안해서 밥에 물을 말아먹었다'라며 황혼 이혼을 고려해본 적이 있다 말했습니다.


중년 남성들 중 스스로 요리하는 것이 서럽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근데 누가 차려줘야지만 먹을 수 있는 것이 더 서럽지 않나요? 오늘은 우리가 요리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공유드립니다.



1) 요리는 나와 가족에 대한 애정 표현


가수 이효리의 시어머니가 채식하는 며느리를 위해 1년 넘게 자연식 요리를 배우고 있다고 하는데요. 명절이면 자식들을 위해 한 상을 차려놓는 어머니처럼, 직접 요리하여 누군가를 배부르게 먹이는 것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의 하나입니다.


또한 요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위한 요리를 해보라는 처방이 있습니다. 한 끼를 먹더라도 스스로를 대접하듯이 먹다 보면 자존감이 올라가게 됩니다.



2) 새로운 취미


요리가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단 해보시면 얼마나 쉬운지 깨달을 수 있는데요. 밀키트를 사면 정확하게 계량된 재료와 소스가 동봉되어 옵니다. 결과물이 보장되다 보니 요리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요즘은 1인 가구의 증가로 밀키트나 각종 식재료가 잘 손질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요리법을 쉽게 찾을 수 있어 하시다 보면 점차 재미를 들이게 될 겁니다.



3) 은퇴를 하면 지갑이 얇아지게 된다


은퇴 후에는 재무상황을 고려해 지출을 줄여야 합니다. 하지만 보험, 통신비, 차량 유지비 등 고정 지출을 제외하면 줄일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는데요. 그중 식비는 생활비에서 적지 않은 규모를 차지하기에 외식비만 아껴도 지출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집에 있는 재료를 기억해 새로 사야 하는 식재료만 장 보기, 동네 마트 마감 할인 등을 노린다면 식비를 더욱더 줄일 수 있습니다.



4) 직장에는 은퇴가 있지만 주부의 역할에는 은퇴가 없다


'은퇴하고 어떻게 세 끼를 챙겨야 하나...?'. 은퇴 전부터 하게 되는 그 고민을 배우자는 30-40년 동안 해왔습니다. 직접 주관해보지 않아, 집안일은 쉽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내 배우자는 이런 것도 안 해주나?' 억한 심정이 드는 것입니다. 직접 해보면 집안일은 기획, 총무, 인사, 구매, 비서 등 회사에서 나누던 모든 일들을 혼자 해내는 일 이란 걸 알게 되실 겁니다. 월급도, 동료도, 승진도 없이요. 회사 생활도 당연히 힘들지만 적어도 승진도 있고 퇴직이란 것이 있습니다.


은퇴시기가 다가온 중년 남성 대부분 '일식씨'(하루에 한 끼만 집에서 먹는 남편), '이식놈'(하루에 두 끼 집에서 먹는 남편), '삼식XX'(하루에 세 끼 모두 집에서 챙겨 먹는 남편)을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은퇴하고 나도 혹시 '삼식XX'란 구박을 받지 않을까? 이제 돈 안 벌어 온다고 밥도 안 차려주면 어떡하나? 지레 걱정하게 되죠. 요즘 50대 남성에게 요리란 하나의 스펙과도 같습니다. 요리를 배워 배우자에겐 은퇴를, 나에겐 새로운 도전과 취미를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50+의 또 다른 내일, 두 번째 내 '일'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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