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집에 놀러 올 손자 손녀가 기다려지지 않아요-노인성 우울증

2022-06-30



4살, 6살 손자 손녀 2명을 둔 할머니입니다.

손주들 어렸을 때 딸을 도와주기 위해 딸 집 근처에 집을 얻어서 살고 있어요.

이제는 일주일에 1-2번 정도 왕래하며 식사나 같이 하는 정도입니다.

첫 손주라 그런지 어찌나 예쁘고 귀엽던지.. 자식한테도 못 해줬던 사랑을 다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손주들이 집에 놀러 오는 걸 피하게 됩니다..

손주들이 오면 집 살림도 일부 치워야 하고, 음식도 해 먹여야 하니 손이 많이 가요.

곧 어린이날이라 선물도 사줘야 하고 집에 불러 맛있는 것도 해 먹여야 하는데 다 귀찮아요.

그냥 안 왔으면 싶어요.

그렇다고 손주들이 싫은 게 아니에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그냥 다 귀찮아요.


- 60대 할머니, A -




다가오는 어린이날을 맞아 손자 손녀가 좋아할 선물을 사고, 손자 손녀가 좋아할 음식을 준비하는 50+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으실 텐데요, 한없이 예쁘고 사랑스러운 손주들이 어느 순간부터 조금 귀찮다고 느껴진 적 있으신가요?


앞의 사례처럼 가장 예뻐하고 좋아하는 손주가 집에 놀러 오는 것이 기다려지지 않고 오히려 귀찮다고 여겨진다면,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좋아하던 대상과 내 감정은 그대로인데 단순히 나의 반응이 달라졌다는 것은 마음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노인 3명 중 1명은 '우울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굉장히 높은 수치이나, 실제로 우울증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전문가 상담 후 진단과 치료를 받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노년기의 우울증 증상은 신체적인 증상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알아채기가 어렵기 때문인데요, 노인성 우울증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노인성 우울증이란?


 

65세 이상 인구의 10명 중 1명이 걸릴 수 있는 노인성 우울증, 과연 무엇을 뜻할까요?


노인성 우울증은 노년기 정신건강과 관련된 가장 흔한 질환으로 대부분 내과 및 신경과 질환, 뇌혈관 질환, 약물 복용, 사별/신체 질병 등의 부정적인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이차성 우울증입니다.


신체적 질병은 우울증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건강한 노인은 12%가량만이 우울증에 걸린 반면 관절염 중기의 노인은 22%, 말기는 68%가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질병으로 인한 신체의 기능 상실은 우울증 정도와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높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의 죽음, 이혼/사별, 가족 혹은 친지와의 불화 등 부정적인 요소를 지닌 사건이 발생 시 1년 이내 우울증 발생률이 가장 높다고 해요. 50대가 넘어가며 회사 내에서 좁아지는 입지, 퇴사 압박, 이를 동반한 재정적 어려움 등의 우울증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노인성 우울증 증상


노인성 우울증은 이차성 우울증이라 말씀드렸는데요, 일반 우울증과 다른 특징적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요 우울장애 증상

- 지속적인 슬픔, 불안, 공허감, 절망적이고 비관적인 느낌

- 즐거운 활동이나 취미에 흥미가 사라짐

- 죄책감, 무가치함, 무력감

- 짜증, 안절부절

- 피로, 에너지가 떨어짐

- 정신집중이 어렵고 세부적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고 결정을 못 내림

- 불면, 일찍 깸 혹은 과다수면

- 식욕과 체중의 변화

- 자살사고 또는 자살시도

- 기타 : 치료에도 쉽게 호전되지 않는 지속적인 통증, 두통, 소화기계 증상


2. 노년기 우울증 증상(일반 우울장애 증상과 상이)

- 모호한 신체 증상

- 수면장애, 식욕변화

- 걱정, 불안, 초조, 안절부절, 예민한 모습

- 건강염려증이 심함

- 우울하다는 표현은 더 적음

-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가성 치매)

- 성격의 변화

- 다른 불안장애와 공존


 


노인성 우울증 특징


노인성 우울증은 기분이 가라앉는다거나, 불안하다거나, 잠이 잘 안 오는 등 일반 우울증에서 생기는 많은 증상들이 동반되어 나타납니다.


노인성 우울증도 우울증처럼 뇌신경 전달물질의 변화가 생기며 나타나는 증상으로 다양한 신체적인 증상으로 발현하기도 해요. 뇌가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두통, 메스꺼움, 근육통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보통 나이가 들면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신체적 변화와 유사하기에 실제 우울증이 와서 몸이 아프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나이가 들면 원래 안 아픈 데가 없는 거야'하며 병원 오는 것을 소홀히 합니다.

반대로 신체 다른 증상의 고통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허리가 너무 아파 외부 출입이 어렵고 집에만 누워있는다면, 이를 통해 우울증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되었든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상시에는 이렇게까지 안 아팠는데 최근 들어 더 아프다거나, 소화량 감소·기억력 저하·심해진 불면증 등 신체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거나 더 악화된 경우에는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노인성 우울증의 원인, 증상과 특징을 알아보았습니다.


50대, 60대에 접어들며 쉽게 올 수 있는 우울증은 원인 감별이 필요하며, 불안장애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단순 신체적 노화에서 오는 증상이라고 자체 판단하고 병원을 찾지 않아 치료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인성 우울증은 조기 치료 시 회복률이 80%나 되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체의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요. 평소와 다르게 감정 변화 기복이 커지거나 기억력, 집중력 저하가 의심되는 증상 발견 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나이가 들며 전체적으로 몸의 기능이 저하되어 아픈 곳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신체, 정신적인 변화를 쉽게 생각하고 버티며 참으려고만 합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시작되는 노인성 우울증의 경우에는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훨씬 좋아질 수 있습니다. 만약 중년의 배우자 혹은 노년의 부모님 등 주변 가족들 중 잠을 제대로 못 이루거나, 소화량이 줄거나, 외부 활동량이나 감정 표현이 확연히 줄어듦을 인지하셨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받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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