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틸러군산 대표 캐릭터, ‘먹방이’ 브랜더 박형철 로컬아이 이사장

2022-06-30

-지역 캐릭터 ‘먹방이와 친구들’ 제작기

-캐릭터 연구 위해 대학편입, “교수 아니고 학생이에요.”

-열정보다 더한 전문가 없어... 도전정신 잃지 말아야

 

박형철 군산문화협동조합 로컬아이 이사장 ⓒ박형철

 

 

Q1.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캐릭터로 지역을 홍보’하고, ‘이익을 공유’하며, ‘일자리를 늘린다’는 3대 미션을 가지고 ‘먹방이와 친구들’을 브랜딩한 군산문화협동조합 로컬아이 이사장, 박형철입니다. 군산의 캐릭터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Q2. 한국에선 '지역캐릭터'를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먹방이’의 시작도 순탄치 않았을 것 같은데요. 군산 캐릭터 먹방이를 육성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국내에 지역캐릭터는 많습니다. 대중이 관심을 갖기엔 선보인 시간이 짧고, 홍보가 널리 안 돼있을 뿐인 거죠. 그 지역 안에선 소비될지 몰라도 타지인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지속적 관리의 어려움도 있어요. 저 역시 그런 부분들을 고민하며 먹방이를 브랜딩하고 있습니다.

 

먹방이와 친구들 선포식 ⓒ로컬아이

 

먹방이는 2016년부터 기획을 했고 그 다음해 5월 첫 선을 보였습니다. 캐릭터 런칭에 박차를 가했던 이유는 당시 군산에 큰 이슈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 중단 직후 지엠대우 공장 폐쇄까지. 지역의 기둥이었던 두 대기업이 한번에 운영을 멈추면서 군산의 경제적 타격이 매우 커졌습니다.

 

군산 시민으로서 어려운 상황을 그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어요.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죠. 군산을 관광지로서 홍보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엇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지역캐릭터’를 만들어야겠단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을 모집해 일본의 구마모토현으로 견학을 갔어요.

 

일본 구마모토현 지역 캐릭터 ‘쿠마몬’ ⓒ위키피디아

 

당시 지역캐릭터 인지도 탑이었던 쿠마몬 역시 위기 속에서 기획된 캐릭터였습니다. 구마모토현은 일본의 관광명소 규슈에 속한 지역 중 인지도가 낮았고 신칸센 종착역 선정도 되지 않아 시름이 깊었다고 합니다. 침체된 지역을 단순하고 귀염성 있는 캐릭터, 쿠마몬 하나가 부활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더라고요.

 

견학을 다녀온 후 조합을 설립하고, 활동 자금을 모았습니다. 열두 명 남짓한 인원이 적지 않은 금액을 모았어요. 그만큼 위기의 군산을 일으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거죠. 많은 시민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군산 지역캐릭터 먹방이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관’이 아닌 ‘민’이 주도한 거죠.  

 

 

Q3. '먹방이'의 탄생은 지역 경제적 관점을 넘어, 개인적 측면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먹방이를 기획하기 전에도 근대역사자문위원 등 지역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요. 제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설득력을 가지기 힘들다는 걸 느꼈어요. 직업 외 활동을 하고 나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죠.

 

캐릭터 기획을 마음 먹은 순간, 열일 제치고 군산대학교 미디어문화과로 편입을 했습니다. 2015년 봄, 강의실에 들어선 학생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교수님이 왜 학생들 자리에 앉아있는지 의아해했다고 해요. (웃음) 그렇게 만학도의 삶이 시작됐고요.

 

졸업할 때까지 모든 수업에서 교탁 앞 세 번째 자리가 제 지정석이었어요. 열심히 해서 장학금도 받았고, 20대 동기들과 잘 어울리기도 했습니다. 직전에는 의류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미술, 카피라이팅에 대한 꿈이 마음 속에 항상 있었거든요. 꿈꾸던 분야와 맞아떨어지는 전공이었죠.

 

 

Q4. 새로운 공부를 하며 두렵거나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없었습니다. 창의적 사고를 캐릭터 사업에 접목할 수 있으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동기들 덕분에 제 생각도 많이 유연해졌어요. 신기한 인연도 만났습니다. 편입 동기 중 한 명이 부인의 고등학교 제자였던 거예요! 같이 배우는 입장이라 서로 허심탄회하게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학교를 마치며 사업을 시작할 때가 실전이었어요. 먹방이 홍보를 위한 ‘거점’, 카페 ‘먹방이하우스’ 개관을 준비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옛군산세관이 호남관세박물관으로 바뀌면서 기존 세관 창고가 비게 됐어요. 활용하려고 알아보니 제약이 많았어요. 문화재청, 지자체 등 여러 기관과 협의하며 넘어야 할 산이 많았죠. 

 

그때 군산대 인문학장님을 찾아갔습니다. 도와달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교수님들이 의기투합해주신 덕에 세관 창고를 먹방이하우스로 재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늦었다는 이유로 학업을 포기 했다면 과연 이런 일들을 해낼 수 있었을까요. 도와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먹방이와 친구들을 런칭하고부터는 예상치 못한 시련들이 들이닥쳤어요.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해준 군산 시민들이 계셨기에 먹방이는 지치지 않았습니다. 기획부터 브랜딩, 캐릭터 구현까지!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없었다면 ‘먹방이와 친구들’도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인간으로서 박형철 또한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그저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을 것입니다. 온갖 역경 속에서 좌절도 했지만 끝까지 간절한 소망과 믿음을 지녀왔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로컬아이

 

Q5. 나는 요즘 ○○에 꽂혔다!

 

당연히, ‘먹방이’에 꽂혀 있습니다. 제 아이나 다름없는 존재니까요.

 

 

먹방이와 박형철 이사장 ⓒ박형철

 

 

Q6. 먹방이와 친구들은 앞으로 ○○가 될 것이다!

 

앞으로 먹방이와 친구들은 ‘지구 수호대’로 거듭날 것입니다. 고질적인 환경문제, 탄소에 대해서 다뤄볼 생각이고요. 현재 진행 중인 라이센싱 사업이 무탈하게 진행된다면 6부작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계획입니다.

 

먹방이와 친구들 기존 애니메이션에선 군산과 군산의 역사를 알리는 데 주력해왔는데요. 이번 기회로 세계관을 확장해보려고 합니다. 지역캐릭터로서 가져야할 지속성과 공공성을 놓지 않는 게 제 목표기도 하구요. 

 

 

Q7.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는 X세대에게 용기의 한마디 부탁드려요!

 

많은 분들이 힘든 시기이죠. 저 역시 먹방이를 브랜딩하고부터 지금까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비판적인 시선과 괴짜 취급을 받기도 했고요. 하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한 가지! ‘열정보다 더한 전문가는 없다.’는 것입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는 것 같아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시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작더라도 꼭 하나씩 이뤄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먹방이와 함께 계속 달리겠습니다.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형철

 

 

 

신스틸러 ‘역대 최연소’ 인터뷰이 박형철 이사장님

유쾌하고 호탕한 모습에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먹방이와 함께 군산을 지켜주세요!

 

 

 

written by 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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