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 야박한 게 뭐죠? 콩나물국밥집 '일흥옥'
#술 - 한 병 시켰는데 상다리가 부러졌어요 '홍집'
#면 - 절대불변의 맛, '뽀빠이냉면'
#빵 - 보리로 만든 건강한 빵 '빵굽는 오남매'
프로 혼밥러의 군산 노포 탐방기, 그 두 번째 이야기
#면 – 절대불변의 맛, 핵심은 '오리지널리티' 뽀빠이냉면
겨울이어도 차가운 음식이 당길 때가 있다. 일이 안 풀릴 때, 답답할 때 마시는 시원한 아메리카노나 맥주 한 캔.
알코올에 강하지 않기 때문에 도통 그 쾌감을 알 길이 없지만 가끔 냉면으로 겨울의 갈증을 해소하곤 한다. 그마저도 계절메뉴라는 이유로 못 먹을 때가 많지만.
그래선지 겨울의 냉면은 반갑다. 군산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뽀빠이 냉면을 발견했을 때도 그랬다. 게다가 평양냉면 전문점이라니. 심심하고 시원한 그 맛이 어찌나 그리웠던지.

군산시 장재동에 위치한 뽀빠이냉면
가게에 들어섰을 때 겨울임에도 넓은 홀에 꽤 많은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혼밥하는 청년들 덕분에 뻘쭘하지 않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서빙된 무냉채. 간단한 메뉴 구성에 금방 주문을 마쳤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물냉면이 나왔다.

뽀빠이냉면 메뉴 구성

물냉면, 8천 원
살얼음 낀 짙은 갈색 육수에 잠긴 메밀면, 그 위에 수북이 쌓인 닭고기와 돼지고기. 먹음직스런 비주얼은 낯선 환경에 한껏 졸아 있던 여행자의 위를 무장해제 시키기 충분했다. 면을 돌돌 말아 한입 넣자 반전이 펼쳐졌다. 익히 알고 있던 평양냉면과는 사뭇 다른 맛이었기 때문.
짭짤한 간장맛 다음 메밀의 구수한 맛 그리고 고기의 담백함이 차례대로 느껴졌다. 흔히 알던 평양냉면의 심심한 맛과는 대조되는 강렬하고 독특한 느낌. 신기해서 한 젓가락 먹고 또 먹고 그러다가 한 그릇을 금방 비웠다.

다 먹고나니 또 생각나는 한 젓가락
맛 하나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음식은 처음이었다. 그냥 나가기엔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프로혼밥러이자 물음표살인마 ENTJ인 필자는 결국 그냥 나가지 못하고 김태형 대표와 짧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Q. 정말 독특한 맛이다. 특히 육수가 인상적이다.
처음 오신 분들의 반응이 대부분 그렇다. 특히 다른 곳에서 평양냉면을 먹어보신 분들은 더 놀라는 것 같다.
평양냉면은 육수 내는 방법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소고기 양지를 쓰는 방식과 우리집처럼 간장을 베이스로 소,돼지,닭고기를 우려내는 방식. 할머님이 피난 오셔서 장사를 시작하실 떄 최대한 고향 친정에서 배운 맛을 구현해낸 것이라 하셨는데 그후 이 지역 손님들의 입맛에 맞게 조금 변형을 했다고 한다. 할머님이 만드신 육수 그 비법 그대로 만들고 있다.

김태형 대표가 수십 년간 가꿔온 매장

오랜 시간 뽀빠이냉면을 지켜온 테이블. 수많은 손님이 다녀가도 삐그덕 소리조차 난 적 없다
Q. 60년 이상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기 때문에 오히려 오래 해올 수 있었고 우리 가게 단골 손님들도 그맛을 참 좋아하신다. 노포인 만큼 그 시절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맛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가게가 놀이터고 집이었다. 중학생이되어서 본격적으로 일손을 도왔고 군대에서 제대한 후 페인트칠을 하고 주방일도 보면서 본격적으로 가게일을 배웠다. 할머니가 상경하시고 난 후 부모님이 가게를 이어 받아 운영하실 때도 매번 중요한 순간을 함께 했기 때문에 맛을 유지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시대가 변하며 면발은 조금 달라졌다. 대중들이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다보니 메밀과 전분을 적절히 배합해 손님들이 먹기 편한 면발을 만들고 있다.
Q. 단골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
정말 감사하게도 오랜 세월 많은 분들과 신뢰를 쌓으며 일해왔다. 우릴 믿어주시는 손님들 덕분에 다행히도 안전하게 큰일 없이 가게를 유지할 수 있었다.
처음에 시작할 땐 할머니가 건물도 없이 천막 아래 상 몇 개 두고 장사하셨다. 그 자리에서 반경 200미터를 벗어나지 않았다. 원래 군산역이 이 근방에 있어서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았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기 편한 위치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군산화물역 모습
사진 출처 : 한국철도 80년 약사
최근엔 SNS와 각종 매체를 보고 청년들도 많이 찾아온다. 처음 본 맛에 흥미로워 하시는 분들이 늘었다. SNS에 올라오는 한 마디에 울고 웃는데 요즘 긍정적 소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감사하고 뿌듯하다.
Q. 앞으로도 오래 볼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 가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진다. 아들도 가업을 잇기 위해 일을 배우고 있다. 군대 제대 후 4년 동안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노포여도 4대 경영은 흔치 않은 케이스다. 그만큼 많은 분들에게 특별한 맛과 추억을 오랫동안 나눠드리고 싶다.

김태형·김두현 부자 (뽀빠이냉면 3~4대 경영)
가게가 지어진 이래 셀 수 없이 많은 손님을 받고도 다리 하나 부러지지 않은 의자와 테이블처럼 단단하고 건강하게 그 자리를 지켜주길, 군산의 대표 냉면, 뽀빠이냉면을 응원한다.
※ 뽀빠이냉면 위치 정보

뽀빠이냉면
전라북도 군산시 장재길 12-4 뽀빠이냉면
#빵 - 보리로 건강한 빵 만들어요 '빵굽는 오남매'
출처 입력
미식의 도시 군산에서 빼놓으면 섭한 음식, 빵이다. 군산엔 유서 깊은 빵집, 디저트집이 많고 각자 다른 매력으로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주요 관광지가 있는 근대 문화 역사 거리와는 조금 떨어져 있어 쉽게 찾긴 어렵지만 확실한 존재감으로 한 자리에서 20년 이상 손님들의 당충전을 책임진 빵집이 있다. 바로 '빵굽는 오남매'다.

명산동에 위치한 빵굽는 오남매 매장
빵 먹을 때 항상 아쉬운 점은 맘 놓고 와구와구 먹을 수 없다는 것. 작지만 고열량으로 체중에 민감한 다이어터들에겐 1순위로 외면 받는 음식이기도 하다. 빵굽는 오남매는 빵사랑꾼들의 건강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도록 군산 특산물 흰찰쌀보리빵들을 수년간 개발해왔다.

압도적인 비주얼의 빵들
명산동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인원에 압도당했다. 손님들은 쟁반 한 가득 빵을 담고 있었고 택배상자를 포장하는 직원들의 손놀림은 매우 분주했다. 보리 함유량이 많다는 보리 진포 빵들을 몇 개 고르고 매장의 빈 자리에 앉아 '붓세'를 배어 물었다.
*붓세(부셰, Bouchee) - 프랑스에서 유래된 '한 입 크기' 디저트. 만두같이 만들어진 작은 형태의 케이크

집어들자마자 폭신한 느낌의 붓세
식감이 폭신폭신하고 입안에 부드럽게 감돌면서도 쫀득하다. 이 느낌을 빵 하나에 모두 담아낼 수 있다니. 단 한 입에 포근한 느낌을 주는 행복한 맛이었다. 전국 빵집의 스테디셀러, 단팥빵은 어떨까. 쫀득하고 그리 달지 않아 한 개를 금방 먹어치웠다.

흰찰쌀보리로 만든 단팥빵
단 몇 분만에 행복감과 포만감을 주는 이곳의 빵들. 한 가족이 만들기 때문에 더 포근한 느낌인 걸까. 여기 있는 분주한 직원들이 모두 남매인 걸까..? 빵굽는 오남매 동유홍 대표와 잠시나마 나눈 대화로 모든 의문이 해결되었다.

빵굽는 오남매 매장 전경 - 사진 제공 : 동유홍 대표
Q. 오남매가 다 함께 운영하고 있는지?
아니다. 여기는 오남매 중 유일하게 나 혼자 운영하고 있다. 광주에서 1981년도부터 빵 장사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20년, 군산에서 22년. 총 42년의 시간 동안 오로지 빵만을 만들어 왔다.
그걸 보고 영향을 받은 형제 자매들이 각자 다른 일을 하다 모두 베이커리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현재 군산 안에 흩어져 각자 다른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

빵굽는 오남매의 다정한 모습 - 사진 제공 : 동유홍 대표 (맨 오른쪽)
Q. 흰찰쌀보리빵은 흔치 않은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매장을 군산으로 옮기고 나서 특색 있는 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고민했다. 마침 군산에서 흰찰쌀보리가 생산되고 있었다. 우리가 밥을 지어 먹는 일반 보리와 달리 흰찰쌀보리는 찰기가 있다. 마치 찹쌀처럼 차지다. 그 특성을 이용해서 연구에 착안했다.
그때 마침 군산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보리 소비 촉진을 위해 '보리향토 사업단'을 꾸린단 소식을 들었고 협업하게 됐다. 좋은 기회를 잡았다. 그때 여러 가지 방법으로 빵을 개발할 수 있었다.
사람들 입맛에 가장 맛있는 조합을 연구하고 여론 조사를 거듭했다. 흰찰쌀보리 배합률을 다르게 하고 대중들을 대상으로 시식한 결과 "흰찰쌀보리 100프로가 들어가야 떡같이 쫀득쫀득하고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붓세, 만주, 단팥빵, 쿠키, 초코파이 등 대중에게 친숙한 빵 종류에 모두 적용했고 지금까지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흰찰쌀보리로 만든 초코파이, 만주, 견과류 쿠키 - 사진 제공 : 동유홍 대표
우리 가게 빵들엔 거의 다 흰찰쌀보리가 조금씩은 들어간다. 그래서 같은 종류의 빵이더라도 다른 제과점과는 확연히 다른 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보리의 장점은 먹었을 때 당을 떨어뜨리고 혈압을 낮춰준다는 것. 소화도 밀가루보다 훨씬 잘된다.
Q. 손님도, 택배 물량도 많다.
우연히 들렀다가 처음 맛보는 흰찰쌀보리빵에 반해서 주문하시는 분들이 많다. 서울, 경기, 부산 등 지역 가리지 않고 꾸준히 주문해주신다.
군산 주민들도 흰찰쌀보리빵에 당뇨빵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사랑하고 아껴주신다. 우리의 연구가 헛된 것 같지 않아 뿌듯하고 그걸 알아주신 손님들 덕분에 항상 힘이 난다.

전국 각 곳으로 보내질 택배들
Q. 어떤 빵집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지역의 특산물로 질 좋은 빵을 만들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 생각한다. 사회적 가치 역시 중요한 것이다. 때문에 매장 안에서 메뉴 개발과 빵 굽는 일 외에도 임실농업기술센터에서 제빵 교육을 하는가 하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양질의 믿음직한 빵으로 많은 분들에게 힘을 주는 든든한 빵집이 되고 싶다.
※ 빵굽는 오남매 위치 정보

빵굽는오남매
전라북도 군산시 오룡로 65-1 빵굽는 오남매
밥,술,면,빵 각자 다른 분야지만 신기하게도 공통점이 있었다. 자부심과 자긍심, 그리고 확고한 경영철학이 있다는 것.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일, 불확실의 시대에 무엇보다 필요한 가치 아닐까. 그 어려운 걸 해내는 군산 노포 네 곳,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 잘 부탁드립니다 ☺
written by PYO
#밥 - 야박한 게 뭐죠? 콩나물국밥집 '일흥옥'
#술 - 한 병 시켰는데 상다리가 부러졌어요 '홍집'
#면 - 절대불변의 맛, '뽀빠이냉면'
#빵 - 보리로 만든 건강한 빵 '빵굽는 오남매'
프로 혼밥러의 군산 노포 탐방기, 그 두 번째 이야기
#면 – 절대불변의 맛, 핵심은 '오리지널리티' 뽀빠이냉면
겨울이어도 차가운 음식이 당길 때가 있다. 일이 안 풀릴 때, 답답할 때 마시는 시원한 아메리카노나 맥주 한 캔.
알코올에 강하지 않기 때문에 도통 그 쾌감을 알 길이 없지만 가끔 냉면으로 겨울의 갈증을 해소하곤 한다. 그마저도 계절메뉴라는 이유로 못 먹을 때가 많지만.
그래선지 겨울의 냉면은 반갑다. 군산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뽀빠이 냉면을 발견했을 때도 그랬다. 게다가 평양냉면 전문점이라니. 심심하고 시원한 그 맛이 어찌나 그리웠던지.
군산시 장재동에 위치한 뽀빠이냉면
가게에 들어섰을 때 겨울임에도 넓은 홀에 꽤 많은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혼밥하는 청년들 덕분에 뻘쭘하지 않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서빙된 무냉채. 간단한 메뉴 구성에 금방 주문을 마쳤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물냉면이 나왔다.
뽀빠이냉면 메뉴 구성
물냉면, 8천 원
살얼음 낀 짙은 갈색 육수에 잠긴 메밀면, 그 위에 수북이 쌓인 닭고기와 돼지고기. 먹음직스런 비주얼은 낯선 환경에 한껏 졸아 있던 여행자의 위를 무장해제 시키기 충분했다. 면을 돌돌 말아 한입 넣자 반전이 펼쳐졌다. 익히 알고 있던 평양냉면과는 사뭇 다른 맛이었기 때문.
짭짤한 간장맛 다음 메밀의 구수한 맛 그리고 고기의 담백함이 차례대로 느껴졌다. 흔히 알던 평양냉면의 심심한 맛과는 대조되는 강렬하고 독특한 느낌. 신기해서 한 젓가락 먹고 또 먹고 그러다가 한 그릇을 금방 비웠다.
다 먹고나니 또 생각나는 한 젓가락
맛 하나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음식은 처음이었다. 그냥 나가기엔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프로혼밥러이자 물음표살인마 ENTJ인 필자는 결국 그냥 나가지 못하고 김태형 대표와 짧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Q. 정말 독특한 맛이다. 특히 육수가 인상적이다.
처음 오신 분들의 반응이 대부분 그렇다. 특히 다른 곳에서 평양냉면을 먹어보신 분들은 더 놀라는 것 같다.
평양냉면은 육수 내는 방법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소고기 양지를 쓰는 방식과 우리집처럼 간장을 베이스로 소,돼지,닭고기를 우려내는 방식. 할머님이 피난 오셔서 장사를 시작하실 떄 최대한 고향 친정에서 배운 맛을 구현해낸 것이라 하셨는데 그후 이 지역 손님들의 입맛에 맞게 조금 변형을 했다고 한다. 할머님이 만드신 육수 그 비법 그대로 만들고 있다.
김태형 대표가 수십 년간 가꿔온 매장
오랜 시간 뽀빠이냉면을 지켜온 테이블. 수많은 손님이 다녀가도 삐그덕 소리조차 난 적 없다
Q. 60년 이상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기 때문에 오히려 오래 해올 수 있었고 우리 가게 단골 손님들도 그맛을 참 좋아하신다. 노포인 만큼 그 시절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맛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가게가 놀이터고 집이었다. 중학생이되어서 본격적으로 일손을 도왔고 군대에서 제대한 후 페인트칠을 하고 주방일도 보면서 본격적으로 가게일을 배웠다. 할머니가 상경하시고 난 후 부모님이 가게를 이어 받아 운영하실 때도 매번 중요한 순간을 함께 했기 때문에 맛을 유지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시대가 변하며 면발은 조금 달라졌다. 대중들이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다보니 메밀과 전분을 적절히 배합해 손님들이 먹기 편한 면발을 만들고 있다.
Q. 단골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
정말 감사하게도 오랜 세월 많은 분들과 신뢰를 쌓으며 일해왔다. 우릴 믿어주시는 손님들 덕분에 다행히도 안전하게 큰일 없이 가게를 유지할 수 있었다.
처음에 시작할 땐 할머니가 건물도 없이 천막 아래 상 몇 개 두고 장사하셨다. 그 자리에서 반경 200미터를 벗어나지 않았다. 원래 군산역이 이 근방에 있어서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았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기 편한 위치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군산화물역 모습
사진 출처 : 한국철도 80년 약사
최근엔 SNS와 각종 매체를 보고 청년들도 많이 찾아온다. 처음 본 맛에 흥미로워 하시는 분들이 늘었다. SNS에 올라오는 한 마디에 울고 웃는데 요즘 긍정적 소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감사하고 뿌듯하다.
Q. 앞으로도 오래 볼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 가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진다. 아들도 가업을 잇기 위해 일을 배우고 있다. 군대 제대 후 4년 동안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노포여도 4대 경영은 흔치 않은 케이스다. 그만큼 많은 분들에게 특별한 맛과 추억을 오랫동안 나눠드리고 싶다.
김태형·김두현 부자 (뽀빠이냉면 3~4대 경영)
가게가 지어진 이래 셀 수 없이 많은 손님을 받고도 다리 하나 부러지지 않은 의자와 테이블처럼 단단하고 건강하게 그 자리를 지켜주길, 군산의 대표 냉면, 뽀빠이냉면을 응원한다.
※ 뽀빠이냉면 위치 정보
뽀빠이냉면
전라북도 군산시 장재길 12-4 뽀빠이냉면
#빵 - 보리로 건강한 빵 만들어요 '빵굽는 오남매'
출처 입력
미식의 도시 군산에서 빼놓으면 섭한 음식, 빵이다. 군산엔 유서 깊은 빵집, 디저트집이 많고 각자 다른 매력으로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주요 관광지가 있는 근대 문화 역사 거리와는 조금 떨어져 있어 쉽게 찾긴 어렵지만 확실한 존재감으로 한 자리에서 20년 이상 손님들의 당충전을 책임진 빵집이 있다. 바로 '빵굽는 오남매'다.
명산동에 위치한 빵굽는 오남매 매장
빵 먹을 때 항상 아쉬운 점은 맘 놓고 와구와구 먹을 수 없다는 것. 작지만 고열량으로 체중에 민감한 다이어터들에겐 1순위로 외면 받는 음식이기도 하다. 빵굽는 오남매는 빵사랑꾼들의 건강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도록 군산 특산물 흰찰쌀보리빵들을 수년간 개발해왔다.
압도적인 비주얼의 빵들
명산동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인원에 압도당했다. 손님들은 쟁반 한 가득 빵을 담고 있었고 택배상자를 포장하는 직원들의 손놀림은 매우 분주했다. 보리 함유량이 많다는 보리 진포 빵들을 몇 개 고르고 매장의 빈 자리에 앉아 '붓세'를 배어 물었다.
*붓세(부셰, Bouchee) - 프랑스에서 유래된 '한 입 크기' 디저트. 만두같이 만들어진 작은 형태의 케이크
집어들자마자 폭신한 느낌의 붓세
식감이 폭신폭신하고 입안에 부드럽게 감돌면서도 쫀득하다. 이 느낌을 빵 하나에 모두 담아낼 수 있다니. 단 한 입에 포근한 느낌을 주는 행복한 맛이었다. 전국 빵집의 스테디셀러, 단팥빵은 어떨까. 쫀득하고 그리 달지 않아 한 개를 금방 먹어치웠다.
흰찰쌀보리로 만든 단팥빵
단 몇 분만에 행복감과 포만감을 주는 이곳의 빵들. 한 가족이 만들기 때문에 더 포근한 느낌인 걸까. 여기 있는 분주한 직원들이 모두 남매인 걸까..? 빵굽는 오남매 동유홍 대표와 잠시나마 나눈 대화로 모든 의문이 해결되었다.
빵굽는 오남매 매장 전경 - 사진 제공 : 동유홍 대표
Q. 오남매가 다 함께 운영하고 있는지?
아니다. 여기는 오남매 중 유일하게 나 혼자 운영하고 있다. 광주에서 1981년도부터 빵 장사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20년, 군산에서 22년. 총 42년의 시간 동안 오로지 빵만을 만들어 왔다.
그걸 보고 영향을 받은 형제 자매들이 각자 다른 일을 하다 모두 베이커리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현재 군산 안에 흩어져 각자 다른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
빵굽는 오남매의 다정한 모습 - 사진 제공 : 동유홍 대표 (맨 오른쪽)
Q. 흰찰쌀보리빵은 흔치 않은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매장을 군산으로 옮기고 나서 특색 있는 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고민했다. 마침 군산에서 흰찰쌀보리가 생산되고 있었다. 우리가 밥을 지어 먹는 일반 보리와 달리 흰찰쌀보리는 찰기가 있다. 마치 찹쌀처럼 차지다. 그 특성을 이용해서 연구에 착안했다.
그때 마침 군산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보리 소비 촉진을 위해 '보리향토 사업단'을 꾸린단 소식을 들었고 협업하게 됐다. 좋은 기회를 잡았다. 그때 여러 가지 방법으로 빵을 개발할 수 있었다.
사람들 입맛에 가장 맛있는 조합을 연구하고 여론 조사를 거듭했다. 흰찰쌀보리 배합률을 다르게 하고 대중들을 대상으로 시식한 결과 "흰찰쌀보리 100프로가 들어가야 떡같이 쫀득쫀득하고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붓세, 만주, 단팥빵, 쿠키, 초코파이 등 대중에게 친숙한 빵 종류에 모두 적용했고 지금까지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흰찰쌀보리로 만든 초코파이, 만주, 견과류 쿠키 - 사진 제공 : 동유홍 대표
우리 가게 빵들엔 거의 다 흰찰쌀보리가 조금씩은 들어간다. 그래서 같은 종류의 빵이더라도 다른 제과점과는 확연히 다른 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보리의 장점은 먹었을 때 당을 떨어뜨리고 혈압을 낮춰준다는 것. 소화도 밀가루보다 훨씬 잘된다.
Q. 손님도, 택배 물량도 많다.
우연히 들렀다가 처음 맛보는 흰찰쌀보리빵에 반해서 주문하시는 분들이 많다. 서울, 경기, 부산 등 지역 가리지 않고 꾸준히 주문해주신다.
군산 주민들도 흰찰쌀보리빵에 당뇨빵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사랑하고 아껴주신다. 우리의 연구가 헛된 것 같지 않아 뿌듯하고 그걸 알아주신 손님들 덕분에 항상 힘이 난다.
전국 각 곳으로 보내질 택배들
Q. 어떤 빵집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지역의 특산물로 질 좋은 빵을 만들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 생각한다. 사회적 가치 역시 중요한 것이다. 때문에 매장 안에서 메뉴 개발과 빵 굽는 일 외에도 임실농업기술센터에서 제빵 교육을 하는가 하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양질의 믿음직한 빵으로 많은 분들에게 힘을 주는 든든한 빵집이 되고 싶다.
※ 빵굽는 오남매 위치 정보
빵굽는오남매
전라북도 군산시 오룡로 65-1 빵굽는 오남매
밥,술,면,빵 각자 다른 분야지만 신기하게도 공통점이 있었다. 자부심과 자긍심, 그리고 확고한 경영철학이 있다는 것.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일, 불확실의 시대에 무엇보다 필요한 가치 아닐까. 그 어려운 걸 해내는 군산 노포 네 곳,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 잘 부탁드립니다 ☺
written by P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