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중장년 신문고] 고령화의 시대…이동 편리성 보장이 필요하다

2022-06-16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인구의 14% 이상이면 고령사회입니다. 초고령 사회는 이 비율이 20%를 넘어선 것을 말하는데요. 2020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 중 15.7%를 차지하여 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2025년에는 20%를 넘겨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 그에 맞게 중장년 1인 가구 고독사 예방을 위한 ‘안심살피미’ 앱, 뉴딜일자리, 각 지자체의 중장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 문화 캠퍼스 건립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중장년이 체감하기엔 고령화 사회로 나아가는 사회·문화적 토대는 아직 미비한 것 같습니다.

 

고령 국가 일본의 아키타에서는 고령 인구의 사회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노인들은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버스를 탈 수 있는 ‘원코인 버스’ 시스템, 도야마에서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외출정기권, 손자와 외출지원을 시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고령층의 사회활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며 빈 거리였던 지역 중심가에 점포가 들어서고,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고령층의 이동 편리성은 이들이 각종 사회활동 및 다양한 서비스 이용할 수 있게 하여,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고 노령층의 우울증, 고독사, 신체적 심리적 쇠약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7년도부터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에게 ‘운전면허증 반납제’를 실행하고 있고, 2025년부터는 고령자의 운전능력에 따라 야간 운전이나 고속도로 운전을 금지하는 '고령 운전자 조건부 면허제도' 도입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오히려 이동 편리성을 제한하고 있는 듯합니다.


실제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긴 합니다. 2017년엔 2만6천713건 발생했던 사고가 2019년엔 3만3천239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가 고령의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발적으로 반납하길 권장한 것이죠. 고령 운전자의 운전 행태를 비교분석해 본 결과, 차선 유지를 위한 핸들 움직임이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고, 신호등 색상 판별이나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질 확률이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진행한 농업·농촌경제 동향 보고서 중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 설문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농업인 운전면허 소지자 456명 중 94.8%가 '하지 않겠다'고 응답했고, 그중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어서'가 16.6%를 차지했습니다.


고령자는 자신의 신체 반응속도 등이 예전과는 동일하지 않음을 알고 운전시 충분히 유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하는 지금, 면허부터 빼앗을 것이 아니라 교통 인프라가 도심보다 부족한 농촌에서도 노인이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 표지판의 글자를 키우고, 보행신호 길이를 길게 하고, 조명을 설치하는 등 사회적 인프라 개선도 필요합니다.


도심에서도 개선은 필요합니다. 농촌보다는 인프라가 풍부하지만, 지하철은 북새통에 앉을 자리도 없고, 급정거와 급출발에 버스는 탈 때마다 긴장해야 합니다. 버스가 오는 시간에 제시간에 정류장에 가 있는 것도 쉽지 않고,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경우엔 환승도 힘에 부칩니다. 그렇다고 매일 택시를 탈 수 있는 노릇도 아니기에 고령 친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운전면허증 반납제를 보완/대체할 수 있는 개선안이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계단의 단차, 횡단보도 시간 개선, 쉘터 설치, 오래된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도입, 계단에 손잡이를 다는 것 등을 통해 도시를 개선한다면 거리로 나갔을 때 고령층의 스트레스는 반감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도시 개선은 고령자뿐만 아니라 임산부, 장애인 등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되기에 Challenge(도전)인 동시에 Chance(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기본 인프라가 얼마나 중요한 지 우리는 매번 깨닫고 있습니다. IT 강국인 만큼 접종, 동선 파악, 확진자 공지 등을 누구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죠. 하지만 이런 인프라는 단기간에 구축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은퇴하여 사회로 대거 나오고 있는 베이비부머는 사회적 자원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사회에 참여하고 싶은 베이비 부머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이동의 편리성이 먼저 보장되어야 합니다.

50+의 또 다른 내일, 두 번째 내 '일'을 위한  

콘텐츠 연구소, 세컨드투모로우

©세컨드투모로우(2nd Tomorrow Inc.) All Rights Reserved.